내 벗이 몇인고 하니 수석과 송죽이라
동산에 달 떠 오르니 그것이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박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구름빛이 좋다하나 검기를 자주 한다.
바람 소리 맑다하나 그칠때가 많은 지라
좋고도 그칠 때가 없기는 물뿐인가 하노라.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찌하여 푸르듯 누루나니
아마도 변치 않는것은 바위 뿐인가 하노라.
더우면 꽃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소나무야 너는 어찌하야 눈과 서리를 모르느냐
땅속 깊이 뿌리가 곧은 줄은 그것으로 아노라.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가 시켯으며 속은 어찌 비었는가
저러고 사철을 푸르니 그를 좋아 하노라.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비추니
밤중에 밝은 빛이 너만한 것 또 있겠는가
보고도 말이 없으니 내 벗인가 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