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순식간에 불행의 골짜기로 떨어진 남자의 슬픔을 느낄 수가 있다.
얼굴을 가린 채 고통에 몸부림치는 이 남자의 이름은 오르페우스.
그는 태양의 신이며 음악의 신인 아폴론의 아들이다.
오르페우스는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음악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였다.
특히 거북의 등 껍질로 만든 악기인 수금을 연주하는 솜씨가 일품이었다.
사나운 맹수마저 감동에 젖어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잔인한 운명이 오르페우스의 행복을 시기하고 심술을 부렸다.
아름다운 아내 에우뤼디케를 그만 하늘 나라로 데리고 간 것이다.
아내가 죽은 후 슬픔과 그리움을 견디다 못한 오르페우스는
저승 세계로 찾아가 아내를 되돌려 달라고 간청한다.
그리고 심금을 울리는 수금 연주로
무서운 저승 신을 감동시켜 힘들게 허락을 받아 낸다.
그러나 오르페우스는 두 사람이 지상에 도달할 때까지
절대로 고개를 돌리지 말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래서 아내와 또 한 번 생이별을 하게 된다.
세옹이 그린 그림 <오르페우스의 비탄>:
인적이 끊겨 텅 빈 바닷가에 누운 오르페우스의 비탄에 잠긴 심정은
하염없이 출렁이는 바다처럼 막막하기만 하다
그 무엇으로도 아내를 향한 그리움을 잠재울 수 없어
아이처럼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고 있다.
세옹은 오르페우스의 절망을 강조하게 위해
오르페우스의 몸을 푸른색 천으로 감쌌다고 한다.
푸른색은 슬픔과 고통, 우울을 상징하는 색...